피부가 분비와 배설기관이라는 사실을 잘 몰라서 비롯된 것이 많다. 피부가 배설기관이라니!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원래 피부는 물질의 흐름이 안에서 밖으로 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피지를 분비하고 땀을 배출한다. 요소, 염소, 지방은 물론 요오드, 브롬, 비소, 수은 같은 물질도 바깥으로 내보낸다. 혹시 여러분은 단식을 할 때 갑자기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생겨나 당황했던 경험이 없는가? 때에 따라서는 피부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몸의 해로운 독소나 노폐물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단식같은 대부분의 자연요법들은 약물이나 수술을 통하지 않고 피부로 독소와 노폐물을 배출시켜 병을 치료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그런데 화장품 회사들은 피부를 배설기관이 아닌 흡수기관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한다. 일본의 (화장품, 독을 발라라)의 저자이자 미용과학 평론가인 오자와 다카하루 박사는 이를 두고 “피부에 관장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거칠게 표현했다.
피부는 아무리 무엇인가를 주입하려고 노력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 물도 흡수할 수 없다. 만약 피부가 물을 흡수한다면 어찌 될까? 그것은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얼마나 문제가 심각해질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피부는 몸을 보호하는 방수복이다. 따라서 피부가 무언가를 흡수한다는 것은 완벽한 물리적 방어벽으로 설계된 피부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